공허한 마음이 든다.
멀리만 느껴졌었던 멋있고, 조금은 완성된 나의 모습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하니까 공허한 마음이 들었다.
이제 나에 대해 알았으니 나는 그대로 둔 채 나를 지우고 다른 색으로, 다른 사람들과의 융합으로 혹은 그 회사의 색깔, 그 직무로 나를 더 채워나가도 된다는 생각이 든다.
이 미션을 해내기 위해 거의 8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이제 이 미션은 성공한 거 같으니 다음 미션으로!!
다음 미션!
다른 사람들이 나의 가치판단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할 때 왜 그딴식으로 행동해? 이유가 뭐야? 라면서 따지려고 하는 게 아니라, 쟤는 왜 저래라는 마음으로 마음을 닫지 말고
아예 다르다는 생각으로 가치판단을 하지 않고 마음을 열고 쟤는 저래, 쟤는 그럴 수 있지..
쟤는 어떤 논리, 환경, 생각, 방어기재 때문에 저렇게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할까 그냥 관찰하고 바라보고 그 사람의 생각에서 그 사람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가면 된다.
그리고 다른 미션!
주어진 일을 하는 게 아니라 내가 해야할 게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술 같은 긴장을 푸는 목적을.. 이제는 명상을 해보자.
지금 몸이 무거우니 힘이 더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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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날 친구들을 만났는데 참.. 내가 많이 성장했구나, 이래서 석사를 할 수 있었구나, 나의 경험들이 정말 다른 사람들은 상상조차도 하지 못하는 경험들을 많이 했었구나 싶었다.
그리고 2년 전을 많이 떠올리게 된다. 약간 쌀쌀한 날씨덕분이기도 하고, 2년전 일기장을 읽어보기도 했고, 예전에는 내가 너무 부족하게만 느껴져서 다가가지도 못했었다.
영국.. 그때의 경험 바이브 다 너무 좋았지.
몸도 잘 만들어서 체력도 좋았고, 대학원을 가기 위한 기초바탕을 쌓기에 더할 나위없이 좋은 경험이었다.
그리고 내가 거기서도 잘 먹힌다는 생각, 그리고 증명을 해내었다.
영국에서 춤을 추었을 때가, 친구의 차를 타고 여행을 하던 때가, 사랑을 나누던 때가 너무 그립다.
그럴 때가 있었으니까 지금 이탈리아에 가지 않는 결정을 단호하게 내릴 수 있었다.
지금 친구들이 하고 있는 여행하고, 친구들과 함께 지내고.. 그러는 것들을 나는 영국에서 다 해보았기 때문에 지금 이탈리아에 가지 않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국에선 나랑 정말 잘 맞는 친구랑 함께 였기에, 그리고 그 친구가 프랑스인이라서 더욱 나에게 행운이었다.
내 기숙사 복도에 살던 친구들은 모두 석사였고, 한국인은 나 혼자 밖에 없었던 그 운이.. 지금의 나를 만드는 데 한 몫 했다.
어제 아빠가 밤새 일을 하면서 담배피러 가시면서 왜 이렇게 열심히 하냐는 엄마의 말에 "하늘도 감탄하시겠지" 라면서 가시더라.
나도 항상 그런 식으로 살았다.
그리고 계속해서 아등바등 노력하고, 증명을 해내었다.
잘 살았다.
긴 머리를 조금 다듬고, 나의 논리가 가족과의 말싸움에서 제대로 전달이 되고, 친구들을 만나니까 확실해졌다.
Make it slow 의 가사에 맞게 난 잘 살아왔다.
그래서 공허함이 있었다. 몸에 힘이 많이 없다.
다시 달릴 때인가 보다.
사랑한다 ma v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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