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것저것

도슈간

by ppangsang 2019. 2. 23.
728x90

어제 잠을 6시간 정도 잔 상태에서 일어나 이것저것 하려다보니 너무 피곤했다. 엄마가 장날이라 시장을 보시고 도서관 가까이에 오신다고 하시기에 집에 그러면 같이 가자고 했다. 카티아에게 이메일을 쓰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그냥 흐름을 끊고 집에 갔다.


노트북도 절전상태로 해놓고 이메일을 마무리 하려고 했던 나이지만.. 그냥 침대로 들어가 버렸다.

그렇게 저녁을 보내기가 아쉬워서 다시 일어나 뭐라도 해야지 라는 마음으로 아침에 도서관에 입고 갔던 그대로, 청바지에 니트차림 그대로 침대에 계속 핸드폰을 뒤적뒤적 거리다가.. 유투브를 슬쩍보다가.. 마블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다가.. 토르 라그나로크를 다시 보았따아아아이야이야이야야야


너무 피곤해서 자려는데도 예민한 나이기에 아빠가 보는 티비 소리와 말소리가 너무 커서 안 자고 있다가 그냥 엄마랑 같이 나혼자 산다를 보고 코코랑 대화를 조금 하고 잤다. 그녀가 사랑해 라는 말에 난 대답을 하지 못했다. 미안하긴 하지만.. 더 큰 상처를 주기 싫고, 지키질 못할 약속은 지키기 싫다.

그래서 그냥 난 허허허 웃었다. 근데 움~은 했따. 나의 마인드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일이다.


엄마가 어제 왔을 때 한국말로 제대로 하지도 못했다. 계속 영어로 이메일 쓰고, 찾아보고 영어에 초점이 맞춰져있어서서.. 하하 그럴때 기분 좋지

한국에서도 나만의 스웩을 지키는 것 같고, 굴하지 않다는 느낌이 드니까.

약간 그루부한 음악을 들을 때도 그렇고, 이런 음악을 들으면서 그냥 감정에 맞게 나혼자 고개를 까딱 거릴때도 그렇고, 경직되고 힘들어보이는 여기에서 혼자 약간의 여유를 가지고 있을때 특히 그렇다.


근데 이런 느낌이 있으려면 내가 생각하기에 내가 잘 지내야 한다. 보여지는 게 아닌.. 내가 잘 지내는거. 

목표한 대로 8시 10분에 도서관에 가는 것, 도서관에서 토할 때까지 있으면서 밤에 조금 쉬어도 양심의 가책을 안 느낄떄 말이다.


확실히 어제 운전연습 뒤에 저녁을 먹고 쭉..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아침에도 계속된 티비소리와 답답한 대화소리에 그냥 도서관에 오는 걸 택했다.

역시 도서관이 좋다.

도서관에서 조용한 곳에서 음악을 듣고, 다이어리를 쓰고, 미래를 위해 한 발자국씩 가는 느낌이 너무 좋다. 

그래도 뿌듯하잖냐~~ 부모님도 좋아하시고

도서관에서의 나와 집에서의 나는 정말 너무 다르다. 이게 예원누가가 이야기 한거였나 싶기도하다.


흥미로운 건 내가 오늘 노트북을 사용하며 마우스 클릭을 했다. 음.. 사용한지 15분도 안된거 같은데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엄청 신경이 거슬렸나보다.

영국에선 아주 심하게 방해가 되지 않는 한( 지들끼리 얼마나 떠드는지.. 시발 individual study space라고 해도 말이다) 조금 참고, 자기 할 것에 집중을 하는 편이다. 나만 시끄럽다고 조용히 해달라고 하는 입장이었으니 말이다.


참 다르다. 우리는 공동을 먼저 생각한다. 나같은 경우엔 특히 같이 쓰는 부엌을 엄청 신경 쓴다.

근데 외국에선 개인이 일단 우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남한테 피해까지 안 줘야하는데 요즘엔 피해까지 주는 것 같지만 말이다. 눈치도 없고 말이다.

어쨌든 유토피아는 없다. 

매트릭스에서 네오의 반대편인 스미스가 있어서 균형을 유지하듯이...

이제 매트릭스도 이해하는 나이가 되다니 너무 기쁘다. 


애니웨이 도서관이어서 행복하다.

728x90

'이것저것' 카테고리의 다른 글

2월 마지막날. 링거를 맞은 날  (0) 2019.02.28
취업준비, 대학원준비  (0) 2019.02.25
無氣力  (0) 2019.02.19
영국 교환학생을 마치며  (0) 2019.01.13
한글 Korean  (0) 2018.11.1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