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일주일이었다.
목요일 시험이 끝나고 체력이 나빠질대로 나빠지고, 힘은 빠질대로 빠진상태에서 열역학 fail까지..
그리고 갑자기 저녁에 다음주 월요일부터 학교 문 닫는다는 정부의 지침,
애들은 갑자기 바로 티켓 사서, 바로 떠나버리더라..
난 애들이 과장되게 행동하는 것 같았고, 학교도 뭐.. 4월 중순에는 다시 열릴것 같아서 여기 있어야지, 어떻게 하면 여기서 더 잘 살아남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만 하게 되었다.
한국 갈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사실 타이밍을 놓친것도 있다. 사실 가려면 진짜 오늘까지 다 떠났어야했다.
지금 가면 늦는다, 가려면 차라리 이 상황이 조금 진정된 뒤에 들어가야한다.
미나가 한국 들어와야할 상황이 생기면 들어오라고 했는데.. 그 말이 맞다.
진짜 모든 것을 내려놓고 가야할 상황이 생길수도 있다.
여기 사람들은 가만히 집에 있어라고 해도 전혀 말을 듣지 않는다. 오히려 휴가라고 더 좋아하는 거 같기도 하고.. 막 날씨 좋다고 밖에 다같이 있고 그러더라. 자유인지 방종인지..
일단 여기에 있어보기로 한다. 이런 경험 언제 또 해보겠냐.. 어찌될지 궁금하기도 하고, 솔직히 이런 시간을 원하긴 했다.
내가 부족해보여서 그냥.. 나를 채울 수 있는 시간.. 그런 시간이 필요했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면서 살자.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감사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더 따뜻하게 대해주고
오늘 길 가다가 어떤 사람이 나를 보고 활짝 웃어주더라.
난 뭔가.. 천사가 나에게 웃어주는 것 같았다.
"힘들지? 알아.. 너도 힘든거, 나도 사실 힘들거든, 그렇지만 힘내자. 괜찮아, 괜찮아.. 비록 안아줄 순 없지만, 안아줄게, 괜찮아, 괜찮아" 라고 하는 거 같았다.
사실 오늘도 어떤 사람은 내가 가는데 코를 막고 그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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